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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왜, 변호사 그만두고 창업했을까

[모두다인재 교육칼럼] 장영화 대표의 '창고에서 내길찾기'

"우리 딸이 유학갔다 돌아왔는데, 1년 넘게 놀고 있어요. 한창 재밌게 일할 나이인데…."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공부만' 하면 그럭저럭 먹고 살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던 내가 그 시절의 막차를 탄 것 같다. 내가 대학 문을 나서던 시절에는 대학졸업장을 갖고 있으면 웬만한 일자리는 구할 수 있는 시절이었다. 의사, 변호사같은 자격증을 갖춘 전문직 종사자들은 비교적 좋은 대접을 받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제2의 IMF라는 경제불황을 맞이하고 있는 2015년의 대한민국 일자리 풍경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지난 20년 동안 급성장하게 된 중국 기업들이 저가 수주와 기술발전으로 우리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을 잠식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마저도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IT와 과학기술의 발달은 단순노동 일자리들을 대신하며 일자리 지도를 바꿔가고 있다. 여기에 시장의 수요보다 과잉 공급되고 있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같은 전문직 종사자들도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생존경쟁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바야흐로, 2015년의 대한민국은  '(학교)공부 잘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어떤 이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대한민국, 잔치는 끝났다'고 표현한 바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학부모들은 위기감과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많은 돈을 사교육에 쏟아가며 과열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다. 단군 이래 최고로 열심히 공부하는 세대라는 우리의 아이들을 맞는 현장의 반응은 냉랭할 뿐이다. 요즘 아이들이 '스펙'은 좋지만, '실력'이 없단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러한 현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겠지만,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교육시스템'을 꼽고 싶다.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급성장하던 시절의 대한민국은 문맹을 떨쳐내고, 일정 수준의 지식을 갖춘, 시키는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인재들이 급박하게 필요했다. 우리의 주입식 경쟁교육은 이러한 기업과 세상의 수요를 짧은 기간에 효과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는 제도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일자리환경 속에서는 그 셈법이 완전히 달라졌다. 선진국들의 기술과 제품을 근면과 성실로 따라잡으면 되던 상황(패스트 팔로워)에서 미지의 세상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퍼스트 무버)에 놓이고 보니,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져 버린 것이다.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는 '문제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교육현장은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040년에는 40대 남성의 절반이 실업상태에 놓이게 될 거라고 한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단순 노동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공장노동자가 대량생산의 시대를 열었던 산업화 시대를 지나, 지식근로자들이 변화를 리드하는 정보화 시대를 거쳐 극도로 전문화된 지식과 감성적 역량을 갖춘 인재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이를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시대라고 표현한 바 있다.

나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학교 교육과 현실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창업가정신교육의 확산이라고 생각한다. 창업가정신은 세상의 변화와 문제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지속가능한 해결방법을 만들어내는 문제해결 역량이기 때문이다. 창업가정신은 10년 후면 현재 직업의 50%가 사라질 세상에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인생기술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결과에 의하면 창업가정신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성인이 된 후 업무수행 능력과 취업률과 창업률 또한 높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창업가정신교육을 학교 교육과 일자리 현장과의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인식해 정규 교육과정으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비록 나는 창업가정신이 무엇인지, 창업가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도 모른채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나다운 인생'을 찾고자 하는 집요하고도 기나긴 여정을 통해 창업가로서의 삶을 만나게 되었다. 단언컨데, 나는 창업가로 살아가는 오늘이 변호사로 살았던 과거보다 행복하고, 즐겁다.

 

 

◆장영화 대표는…

'나'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청소년기를 보낸 탓에 대학입학 후 '내 일'을 찾아 20년 이상을 헤맸다. 그 헤메임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법대에 다시 진학해 변호사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지만, 창업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교육스타트업 OEC(Open Entrepreneur Center, http://oecenter.org/)를 창업하고서야 종지부를 찍었다. '창업'은 '나'와 '세상'을 이해하는 최고의 훈련과정이라 생각하기에 창고에서 시작해 세상을 바꿔낸 창업가들처럼 과감히 도전하며 실패와 좌절 속에 내 길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