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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3학년, "아직 더 놀아도 괜찮아요"

[선행학습? 적기교육!]③초등 저학년

편집자주 : 요즘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타고난 재능보다 얼마나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는지, 얼마나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가 교육의 주류를 이루는 시대입니다. 선행학습 열풍은 아이들을 더 열심히, 더 많이 공부하도록 했지만 아이들의 생활은 정서적 공감, 꿈, 진로보다 성적, 등수, 입시, 사교육 등이 우선순위가 됐습니다. 머니투데이 '모두다인재'는 뒤틀린 단추를 다시 채워보자는 마음으로 '선행학습이 아닌 적기교육이다'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진정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사진=조영선 기자

초등학교 1,2,3학년에 해당되는 만 6~8세는 아동에서 학생이 되는 시기다. 이 시기는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인 유치원에서 벗어나 학교 안에서 단체생활과 사회를 익히게 되므로 새로운 환경에 맞춰 인성, 생활 교육이 요구된다. 아직 학교 학습 방법, 생활 규칙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무리한 선행학습을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학습 흥미도를 떨어뜨린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초등 저학년 특징은?

아직 유치원을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시기인 초등학교 1학년은 이성적인 개념보다 본능적인 모습을 더 보인다. 따라서 교육과정도 의도적 학습보다 신체활동 위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시간, 공간, 단위에 대한 개념이 아직 없어 수업시간이 돼도 교실에 들어오지 않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직은 지시사항을 알려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왜요?"라는 말을 자주 하는 등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반복적인 지도가 필요한 때다.

2학년은 1년간의 학교 적응을 마치고 학생이 되어가는 시기다. 수업 종이 울리면 교실에 제 때 들어오고, 시험 시간동안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하는 것을 인지하는 등 전체적인 학교생활에 익숙해진다. 수업과 놀이 활동에 참여하려는 적극성이 활발하지만, 아직 생활면에서는 선생님을 많이 찾는 등 저학년의 면모를 많이 보인다.

3학년은 완전히 학생이 된 시기로 1~2학년에 비해 선생님을 많이 찾지 않게 된다. 만약 수업시간에 떠들어 지적을 받게 되면 곧바로 장난을 치지 않고 수업에 임하는 등 학교생활 규칙에도 완전히 적응하게 된다. 또한 친구들과 다투더라도 스스로 일을 마무리 짓게 되고, 친구들끼리 주체적으로 놀이를 진행하는 등 비교적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모습을 보인다.

◇첫 단체생활…놀이 통한 인성, 생활교육 중요

정광순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는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필요한 적기교육 활동으로는 단체 생활에 적응하기, 독서 등이 꼽힌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가정과 유치원을 통해 사회를 일부 경험한 상태지만, 이는 아이의 대부분의 생활 패턴을 배려했던 상황이기에 집단생활이 시작되는 초등학교와는 생활환경이 다를 수밖에 없다.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정해진 규칙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시기는 규칙을 왜 지켜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 여러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저학년은 '상호간의 규칙 지키기'를 개인적으로 의미 있게 인식하기 어려운 시기이므로 학교생활에 낯설어 하는 아동도 있다. 따라서 집단생활에서의 적응, 인성 교육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육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이후의 학교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상처를 받지 않고 집단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놀이가 최고의 방법으로 꼽힌다. 아이들은 많이 놀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법을 배운다. 어울려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집단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놀이는 혼자서 할 수 없고, 친구들과 상호 작용을 하는 과정이므로 초등학교 저학년이야말로 충분히 놀아야 할 시기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 혼자 집에 있는 것을 걱정해 일부러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예전과는 다르게 같이 놀 친구를 만나기 쉽지 않아 학원에 보낼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불가피하게 사교육을 선택하더라도 의무적인 학습형태를 띈 활동보다는 스포츠 활동, 체험활동 등 놀이와 사회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목별 학습, 선행보다 '자연스럽게'가 우선

모든 교과의 기반이 되는 것은 독서다. 독서교육은 국어과의 전유물이기도 하지만, 공부에 대한 기반, 기초를 이루는 작업이므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독서를 통해 정보 얻기, 간접적으로 생각하기, 상상하기, 답 찾기, 정서활동 등 종합적 학습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목표를 정해놓고 일주일에 책을 읽게 하거나, 강제적으로 독서 교육을 시키는 것 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책을 자연스럽게 펼칠 수 있는 습관과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무엇보다 독서를 싫어하지 않도록 즐거운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영어과목의 경우 선행학습에 대한 부분은 연구자의 관점마다 다르고, 아이의 성향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영어로 스트레스를 주기보다 전인교육 위주로 과도한 학습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이른 선행학습을 반대하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특히 이 시기에는 언어 자체를 배우는 데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놀이, 표현 활동을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이동환 경인교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의 영어 교육은 놀이가 중심이 되면서, 영어는 양념 정도 될 수 있는 정도로 학습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는 학자가 많다"고 밝혔다.
수학 과목역시 선행 학습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강완 서울교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초등학교 수학은 계산 기능이 대부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시키면 남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를 믿고 기능 훈련만으로 그치는 것은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수학 교육은 단순 계산이 좌우하는 것이 아닌, 사고력이 좌우하므로 이는 기능 훈련을 반복한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다. 자발적인 창의성, 유연성 등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기능훈련을 반복하는 등 사고가 고착될 경우 발상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기능 훈련을 하지 않고 자유로운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기발한 발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권장한다.
 
따라서 계산 기능을 무리하게 가르치기보다 교과 과정을 충실히 익히면서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계적, 반복적 학습을 반복하게 되면 고학년이 된 후에도 문제를 단순하게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학습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퍼즐 놀이, 조각 그림 맞추기, 규칙 찾기 등을 통해 수학에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북돋아줘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수학을 싫고 두려운 과목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초등 수학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