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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6학년, 과도한 학습은 '독'…"재능을 보자"

[선행학습? 적기교육!]④초등 고학년

편집자주 : 요즘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타고난 재능보다 얼마나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는지, 얼마나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가 교육의 주류를 이루는 시대입니다. 선행학습 열풍은 아이들을 더 열심히, 더 많이 공부하도록 했지만 아이들의 생활은 정서적 공감, 꿈, 진로보다 성적, 등수, 입시, 사교육 등이 우선순위가 됐습니다. 머니투데이 '모두다인재'는 뒤틀린 단추를 다시 채워보자는 마음으로 '선행학습? 적기교육!'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진정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 토론회중인 학생들/사진=뉴스1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완전히 학생이 된 시기로 적극적인 학교생활과 더불어 진로에 대한 이해, 성장, 사회 이해 등 다양한 발달이 따르게 된다. 고학년이 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법을 알게 되므로 이 시기는 자녀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활동에 있어서도 아이 스스로의 주체적인 선택, 자녀에 대한 객관적인 상황 파악 등이 중요한 점으로 작용한다.

◇학년별 특징

4학년은 초등학교 전 학년 중 가장 적극적인 시기로 학생다운 면모를 지니면서도 어린 아이의 순수함, 창의성 등이 빛을 발하는 때다. 체육활동, 체험활동 등 외부 활동에 적극적이며 교실 내 규칙, 질서도 곧바로 이해하는 등 단체 활동에 대해서도 높은 이해도를 보인다. 현직 교사들은 '가장 초등학생다운 학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5학년의 경우 성장 속도에 따라 빠르면 2차 성징, 사춘기 등이 찾아오는 시기다.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성별에 따라 끼리끼리 어울리려는 특징이 강하며, 신체 변화, 감정 변화 등에 따라 감정조절 등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있다. 외모, 유행 등에 민감하기도 해 아이들 사이에서 이야기 거리가 되는 주제도 자주 달라진다.

6학년은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인 동시에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예민한 시기다. 친구들과의 그룹 내에서도 서열, 인기 등이 생기며 이 문제가 학생들에게는 중요하게 받아들여져 외모, 옷차림, 연예인 등에 크게 관심을 보인다. 학습에 있어서는 적극성이 떨어지는 모습도 있지만 중학교에 가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가정에서 선행학습을 무리하게 진행시키는 경우도 있다.

◇장래희망 자주 바뀌는 시기…억지로 주입하기보다 '스스로'

초등학교 4~6학년은 점차 진로, 직업 등에 대한 이해가 생겨 조금씩 '무엇이 하고 싶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는 장래 희망이 계속해서 바뀌게 되므로 자신의 생애 방향을 설정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따라서 이 시기의 진로 교육은 폭넓은 삶의 방식, 다양한 직업과 일에 대한 중요성 인식 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의사는 묻지 않고 부모가 강제적인 진로 교육을 진행할 경우 의욕만 앞선 채 역효과가 나게 된다. 잘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등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대화를 자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학생들의 희망 직업이나 진로 등은 굉장히 자주 바뀌기 때문에 특정 직업, 직군에 진로 교육을 집중하는 것 보다 진로 직업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적인 선택은 항상 자녀에게 주는 것이다. 만약 자녀에게 '어디를 가자'고 권했을 때 대부분 부모는 자녀를 무작정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 이보다는 자녀에게 구체적인 의사를 꼭 물어보고, 원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자녀가 교육 활동을 선택하는 데에도 고민하고 있거나, 생각하고 있는 진로 방향이 없다면 부모가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되, 최종 선택은 자녀들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처음엔 고민을 하면서도 점차 나름대로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재호 경인교대 생활과학교육과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방법 중심으로 진로교육이 이뤄지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친구 입장으로 아이를 바라보라는 것은 부모가 방법을 직접 선택하는 것이 아닌, 아이의 의견을 수용하는 쪽이 되라는 것"이라며 진로교육이 자녀의 능동적인 선택으로 진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만약 자녀가 '나는 청소하는 아저씨가 좋아보인다'고 했을 때 어떤 직업이든 반사회적인 직업이나 일이라는 부정적 관념을 심어주지 않아야 한다"며 "자녀에게 '아, 그러니', '왜 그렇게 생각했니'라며 본인의 의견을 수용해줄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학습방법은 연령·학년이 아닌 재능과 상황에 맞게

4학년부터 6학년은 중학교 입학 전 시기이므로 부모들의 학습 성취 기대가 높은 때다. 4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험을 보게 돼 학부모들은 점수가 나오지 않는 과목에 학원, 과외 등의 사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과목에 대한 학습 의욕을 더 떨어뜨리게 되므로 좋아하는 과목부터 시작해 의욕이 낮은 과목을 잘 할 수 있도록 격려와 학습 활동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 자녀가 힘든 상황에서 오히려 과도한 학습을 시키는 것은 공부가 아닌 독이 될 수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학부모에게 "선생님이 되지 말라"고 조언한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저학년일 때는 선생님처럼 아이를 가르치지만, 4학년부터는 학습 조언이 어려워져 결국 학원이나 과외를 보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상황 파악 없이 모든 학습 내용, 방법을 부모의 의도대로 설정하는 실수를 범하게 되고, 아이는 이를 이해하지 못해 결국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가 나빠지게 된다.

최성우 숭실대 평생교육학과 교수는 학습 방법 설정에 대해 "핵심은 자녀의 상황에 맞는 것이지, 연령이나 학년별로 나눠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걷는 것도 아이마다 속도가 다르지 않나"라며 "빨리 걷는 아이도 있고 늦게 걸음을 떼는 아이도 있는 것처럼 자녀의 상황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너 왜 노래 듣고 있어, 공부하려면 책 읽어야지'라며 강제로 책을 읽게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의 재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도움말-김재호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생활과학교육과), 최성우 숭실대학교 교수(평생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