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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중2병'에 대한 대처…"존중해 주세요"

[선행학습? 적기교육!]⑤중학교 1~3학년

편집자주 : 요즘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타고난 재능보다 얼마나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는지, 얼마나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가 교육의 주류를 이루는 시대입니다. 선행학습 열풍은 아이들을 더 열심히, 더 많이 공부하도록 했지만 아이들의 생활은 정서적 공감, 꿈, 진로보다 성적, 등수, 입시, 사교육 등이 우선순위가 됐습니다. 머니투데이 '모두다인재'는 뒤틀린 단추를 다시 채워보자는 마음으로 '선행학습? 적기교육!'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진정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해 7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진로직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조영선 기자

중학교 시기는 부모로부터의 소속감에서 점차 벗어나 자신을 찾아가는 시기로, 성욕이 급증하거나 또래간의 소속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진다. 또한 진로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탐색을 시작하면서도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점차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나가는 때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로, 생활 방식 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존중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중2병은 있을까?

권일남 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최근 '중2병' 등의 명칭으로 중학생의 특징이나 현상을 병으로 이야기 하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역설적으로 만약 중학교 시기의 아이들을 병으로 본다면, 그만큼 사회가 관심과 애정을 표현했느냐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며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인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만큼 무엇이든지 날려버릴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때다. 자신을 찾기 위해 소속감을 찾거나 게임 등을 통해 자아를 찾으려고도 하며, 에너지가 넘치므로 사회 관계에서도 폭력적 행동이나 말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특징을 보인다.
 
이에 아이들에게 성인의 관점으로 '너 조심해, 너 사고친다'는 관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아이의 사고로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학업이라는 구조로 아이를 가둬두고 문제가 있다고만 지적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학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은 청소년 시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도 청소년기를 겪었으니까'라는 태도로 아이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방법론적으로는 '친구 이름은 뭐니?', '학교에서 오늘 뭐 배웠니?' 등의 단편적인 대화를 하기보다 '친구의 장점은 뭐니?', '선생님의 좋은 점은 뭐니?' 등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다.

권 교수는 "아이들과의 공감이 중요하다고 많이 언급되는 이유는 그 만큼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어른들의 도덕적 기준이나 판단으로 아이들에게 무조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학생 진로선택권 인정해야

채일동 혜원여중 교사는 "요즘 아이들의 인식이 예전과 같지 않다"며 "어린 나이부터 진로 탐색에 대한 욕구가 큰 편이며, 부모님들과 아이들의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최근 진로 교육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중학교 3학년부터는 고입 등 준비가 시작되므로 그 이전부터 진로에 대한 방향을 미리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중학교 3학년에 진로 고민을 시작하는 것은 늦다"며 "중학교 1, 2학년부터는 진로 결정에 대한 고민, 진로를 위해 필요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016년부터 실시될 자유학기제, 학내에서 이뤄지는 활동 등 진로 교육에 대한 활동 범위가 넓어진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중학교 시기는 고입을 앞두고 학생 스스로의 진로 방향을 정해나가는 단계다. 연예인, 대통령 등을 장래희망으로 생각하는 초등학교 시기의 '환상기'를 지나 본격적인 '진로 탐색기'에 돌입하는 때다.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도 점차 가능성에 대해서도 파악하게 되는 현실적인 시기다. 이 시기의 중학생 스스로는 항상 주변과 자신에 대한 탐색을 진행하지만, 사고 결정력은 이성적이라고는 볼 수 없어 탐색과 사고 사이의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결정 내용이 이성적인지에 대한 판단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진로를 선택할 때 언론매체등의 영향을 받기 쉬워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흔히 남학생은 프로게이머, 여학생은 연예인 등 언론 매체에서 자주 언급되는 역할 모델을 쉽게 장래 희망 직업으로 꼽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의 전통적인 인식 때문에 공무원 등을 장래희망 없이 적어내는 경우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중학교 시기를 맞은 자녀를 존중해주고, 진로 선택 과정을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채 교사는 "가정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 진로를 선택하게 하는 문화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고입, 대입 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학생 스스로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이후 진학, 취업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