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취업난에도 거리 나선 대학생들

교육부가 지난 12일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발표한 이후, 학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책임감이 없다', '자신들밖에 모른다'고 일부 기성세대에게 질타 당하던 대학생들도 단체행동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학생 개인의 재치있는 대자보 릴레이에 이어 대규모 연대시위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17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인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결사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대학생 100만인 서명을 비롯해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까지 다채로운 방법으로 단체행동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31일 전국의 총학생회를 비롯한 대학생들이 모인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 개최 계획도 밝혔다.


회견에 참가한 모 대학 총학생회장은 회견 전날 "어렵게 한 자리에 모였다"며 취재요청서를 휴대폰 메신저로 보내왔다. 임기 말 처리할 일이 많다며 하소연하던 그였다. 얼마 전 학내 문제로 단식에 나섰던 모 여대 총학생회장도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와 달리 비운동권이 대부분인 총학생회와 재학생들이 이렇듯 한 뜻으로 모인 것은 역사교과서 문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대학 교수들도 연일 '집필 거부', '철회 촉구' 성명을 내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가진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역사교육 정상화를 이뤄 국민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전했지만,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연명 하나도 심사숙고 한다는 교수들과, 취업 앞에서는 장사 없다는 대학생들이 다른 의미에서 '통합'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교육부 공식 SNS는 빈칸 퀴즈를 통해 상품권을 증정한다는 한 게시물을 제외하고는 연일 국정화 관련 보도해명과 홍보로 도배됐다. '올바른 역사교과서' 특별 홈페이지 개통도 알렸다. 하지만 내용 중에 국민 다수의 의견은 전혀 담겨 있지 않다. 일방소통 뿐이다.


다음달 2일, 국정화 전환 구분고시가 예정돼 있다. 당정청은 교과서 고시의 경우 국민 합의 사안이 아니라 결정해서 집행하면 그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우리 역사에서 민의를 외면한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당정청은 제대로 역사 공부를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