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자살예방상담가, 노년플래너…세분화되는 사회복지서비스

[유망직업보고서]⑨사회복지서비스 분야

편집자주 : 매년 직업연구 기관에서는 '미래의 유망직업'이라는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직업에서부터 매년 반복돼 거론되는 직업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해당 직업이 왜 미래에 유망한 직업이 될 것인지 그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머니투데이 '모두다인재'는 각 분야 전문가의 눈을 통해 산업의 흐름을 분석하고 인력 수요 현황을 파악해 보려 한다. '유망직업보고서'는 '미래에 어떤 직업이 유망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이다.
/사진=뉴스1 제공
사회복지서비스 분야는 향후 인력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다. 사회가 고령화, 다변화되면서 장애인, 여성, 다문화가정, 노인 등 복지 서비스에 대한 각계각층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

이러한 배경과 함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서비스'에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서비스'로 사회보장제도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90년대에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등이 만들어지면서 전통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서비스 분야가 커 갔다"며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지역아동센터, 건강관련 지원센터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여성, 가족, 장애인, 아동 등 세분화하는 센터들이 많이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다양한 대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들이 많이 창출될 전망이다. 특히 청소년지도사, 자살예방상담가, 직업상담가 등 상담서비스 분야가 앞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상담 분야와 관련해 해외의 경우 '사별애도상담원'이라는 직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사별애도상담원은 사랑하는 이와의 사별로 인해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며, 남겨진 이들을 위로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직업이다. 특히 이라크 파병 등 여러 국가의 전쟁에 참전하는 미국의 경우 보훈처를 중심으로 군인 가족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제공하기도 한다.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센터장은 "국가가 선진화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어 상담영역은 세분화되고,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정부의 케어시스템이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청소년 관련 지도사나 자살과 관련된 상담인력이 분명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노인 대상의 사회서비스도 각광받게 될 전망이다. 어떻게 하면 죽음을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을까 등을 논하는 웰 다잉(Well-Dying) 열풍에서 파생돼 노년 대상의 여가, 진로, 주거, 문화생활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직업군이 생겨난다는 것. 대표적으로 노년플래너를 예로 들 수 있다.

백종만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보험설계사 등이 노인 대상의 재무설계를 담당하고 있고, 앞으로 '토탈인생설계'라는 개념으로 재무적 기준과 다른 개념들(문화, 여가)을 결합해 그런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을 특별채용하는 방식으로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죽는다는 것은 산다는 것과 똑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잘 살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라이프 코치(Life Coach)'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어르신들을 위해 부동산 업무를 돕거나 새로운 요양원을 찾아주는 등 노년기 삶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토탈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제는 '국제사회복지'라는 개념이 등장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사회복지 분야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된다.

백 교수는 "한국이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한 이후에 책임의식이 높아지면서 국가에서 ODA(공적개발원조·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원조) 자금을 많이 내고 있다"며 "프로그램 사업을 위해 민간에서 사업계획서를 받아 합당하면 지원해 주는데 일종의 사회서비스로, 벤처로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복지재단이나 굿네이버스 등 사회복지 관련 해외 원조나 해외 개발 기구들에 근무하며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외부의 공적 자금을 따서 사업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기존의 사회복지사는 앞으로 장애인, 경영, 홍보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겸비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정도선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사무국장은 "사회복지 영역에서 장애인 복지영역이 25%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직업재활학과 등 장애인을 상대로 하는 학과의 경우 지방에만 12개 학교가 있어 인력이 부족하다"며 "일반 사회복지사들이 장애인 대상의 일을 하고 있는 만큼 경영이나 재활 쪽에 지식적인 보완이 있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창출은 국가의 적극적인 노력을 전제로 한다.

정 교수는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는 국가가 예산을 들여 만들었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서비스를 전면적으로 구축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유망할 것이라 예측되는 상담 분야의 경우도 민간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복지서비스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센터장은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상담원을 이용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돈을 지불하고 상담을 받는다는 관념이 아직 없다"며 "특히 자살 같은 경우 스스로가 자살상담을 받는다는 자체를 정신적으로 터부시하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도움말=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센터장, 백종만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도선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