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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동향 파악한 경찰에 '표창장' 준다는 교육부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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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알아서 사찰한 경찰이나 그걸 또 고생했다고 상을 준다는 교육부를 보면 그 수준이 참…."

정부가 강조한 이른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취재하면서 만난 한 교수는 오히려 기자에게 뭘 그 정도 갖고 새삼스럽게 놀라느냐는 눈치로 핀잔을 줬다. 오랫동안 정부 부처를 출입했지만 '경찰청' 직원에게 사찰을 잘 했다고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표창을 하사한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도 써본 적도 없다.

경찰 입장에서는 중앙부처가 알아서 상을 주겠다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서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교육부가 지난 8일 홈페이지에 은근슬쩍 걸어 놓은 2명의 '공적 요지'를 가만 봤더니 이게 과연 사정기관이 아니라 교육당국이 할 소리인가 싶다.

국정 역사교과서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연가투쟁에 나선 교사들의 분위기를 사전에 파악하고 지난달 14일 열린 국정화 반대 집회를 관리한 것이 교육부가 판단하기에 '나라 발전에 뚜렷한 공로가 있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경찰의 민간인 사찰까지 얼마든지 의심될 수도 있는 활동을 '교직단체 업무 유공'이라고 고개를 끄덕일 교육계 인사가 얼마나 될까.

어쩌면 교육부도 사실 속내는 여기저기서 등 떠밀린 탓에 이 상을 국정화에 팔 걷은 경찰청 직원들에게 예의상 줄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대통령이 평소 역사교과서의 국정 전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점이야 말할 나위도 없고, 시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경찰에 촉구한 면만 봐도 이번 수상자 후보는 어느 정도 정당성이 부여될 것이라고 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부처도 아닌 교육부가 주는 표창은 보통 국민들이 한 해 동안 우리 교육의 결실처럼 받아들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이 같은 교육행정은 교육부가 올해 중앙정부평가(청렴도·정책고객부문)에서 방산 비리에 휩싸인 방위사업청보다도 낮은 최하등급인 5등급,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

교사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노려본다는 장학사나 연구사와 같은 교육전문직에는 아예 관심을 끄고 소외 받는 곳에서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진정한 장학(奬學)의 뜻을 펼치는 선생님들이 이 상과 더 어울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