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삼성 등 120개 기업이 직원 '영어 해법'으로 제시한 앱은?

[교육, IT를 만나다]박수영 퀄슨 대표

편집자주 : IT기술의 발달로 교육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다. 선생님을 통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받던 기존 교육 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국 일반 시민에게 실용영어를 배울 수 있고, 모르는 문제를 다수와 공유해 함께 해결할 수도 있게 됐다. 머니투데이 모두다인재는 IT기술을 활용해 교육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 그들의 희망과 목표를 들어보려 한다.

 

카이스트 대학원을 박차고 나와 창업에 도전한 젊은이가 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상점주와 고객을 연결,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 폭탄 세일 소식을 주고 시간 안에 가게를 찾는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다. 유동인구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골목 상점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전략이었다. 그렇게 2011년, 스타트업 타임밤(Time bomb, 시한폭탄)이 시작됐다.

 

치열하게 성공에 매달렸지만 첫 창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창업에 두려움이 남았을 것이라 짐작했지만 박수영 퀄슨 대표(31)는 의외로 담담했다. 모바일 영어 첨삭 서비스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첫 창업 경험에 대해 "사업에서 무엇이 중요한 지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전했다. 당시 그의 수중에 남은 돈은 단돈 150만원 남짓. 다음 창업팀을 꾸리기까지 걸린 3개월을 간신히 버틸 수 있는 돈이었다.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삼성SDS 신사업 공모에서 301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것. 당시 그가 낸 아이디어는 가칭 'Help Traveller', 여행자를 위한 관광 명소 가이드 서비스였다.

 

전 세계 지도를 기반으로 지식인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했다. 가고 싶은 국가, 해당 지역에 질문을 달면 그 곳 현지인들이 직접 답을 주는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구상했다. 여행지에 관한 가장 직관적이면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기대 효과였다.

 

하지만 이 역시도 난관에 봉착했다. 현지인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보를 소통하기 위해서는 영어 구사 능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했던 것. 각국의 언어를 변환해 전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지만, 번역기가 질문의 의도를 잘못 해석해 정보가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신뢰도를 주는 서비스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행 가이드 서비스에서 언어에 대한 생각을 갖고 교육 분야로 옮겨오게 됐어요. 한국 사람들이 10년 넘게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 효율이 안 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오랜 시간 영어를 듣고, 문제를 푸는데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결과적으로 투입시간, 비용 대비 효과가 없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퀄슨의 창업은 이전 사업에서의 경험과 영어교육의 비효율성에 대한 고찰에서 출발했다. 교육을 위해 강사와 학습자를 연결시키는 과정에서 강사의 본 업무 시간 외 비어있는 시간을 활용하기로 한 것. 시간의 유휴자원을 적극 활용하면 강사는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어 좋고, 학습자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영작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박 대표는 영어 교육의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결국엔 많이 보고, 써보며 생각했던 것을 표현하는 것이 진짜 재밌는 공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많은 기업들에서 듣기와 읽기 같은 영어의 수용능력보다 표현능력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어 확신이 생겼다고. 단순히 점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또 실력 중에서도 표현능력에 집중하며 가장 기술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유리하다.

 

퀄슨은 삼성그룹 교육전문기업인 크레듀를 통해 '앱티처'(AppTeacher)와 '슈드'(Should)의 영어 첨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앱티처는 영어 쓰기(Writing), 슈드는 영어 말하기(Speaking)를 통해 영작을 할 수 있고, 작성된 문장과 음성녹음을 선생님이 확인 후 맞는 표현으로 바꿔준다.


이러한 앱들은 국민연금,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을 포함해 삼성 대부분 계열사와 포스코 등 120여개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톡투미'(TaLK2Me, 영작 전용)도 서비스 중이다.

 

이들은 최근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그룹형 SNS '밴드'와 손잡고 '영어첨삭과외'라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밴드 내 첫 유료서비스인 영어첨삭과외는 첨삭 서비스 이외에 영작을 위한 학습 콘텐츠를 추가적으로 제공해 영어실력 향상을 돕고 있다.

 

놀라운 점은 영어첨삭과외 서비스를 이용하는 연령대 중 40대가 50%로 가장 많다는 점이다. 전체 유저의 30%가 30대이며, 20%인 50대가 그 뒤를 잇는다. 밴드 서비스가 40~5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라고는 하지만 부모님 세대의 교육서비스 이용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심지어 60대 사용자의 문의도 있었다고 한다.

 

"만약 우리가 한국어만 잘 구사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한국어로 이뤄진 세상 안에 갇혀 사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영어를 잘 하게 되면 내가 인식하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크기가 훨씬 더 커지거든요."

 

그는 새로운 외국어의 습득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영어로 만들어진 수많은 기사와 문화들이 있지만, 한국적인 사고와 한국 미디어에 의해 재 가공되는 내용들도 그만큼 많다는 것. 어학 교육을 통해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반대로 외국 사람들은 어떻게 사고하는 지 알 수 있어 다양성이 훨씬 더 존중될 수 있는 문화로 커져갈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그에게 퀄슨을 통해 최종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목표를 물었다.

"저희 캐치프레이즈(구호)가 'A bigger world'(더 큰 세상)거든요. 지구의 물리적인 크기는 한정돼 있지만 이 세상을 더 크게 만드는 일은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보고 있어요. 외국어를 습득하게 되면 우리가 보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고, 인식할 수 있는 지평이 넓어지며, 결국에는 세상의 크기가 커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 큰 세상을 만드는 일에 퀄슨이 기여하고 싶어요."


 

/사진=퀄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