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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문제, 원인도 해결책도 朴 대통령 몫

[이슈칼럼] "누리과정 시행은 대통령 공약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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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후보 시절 '임신과 육아부담 완화를 위한 종합육아서비스 지원체계 마련'을 대선공약으로 밝히면서 "만 0~5세 보육 및 교육의 국가완전책임을 실현하겠다"고 국민들과 약속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누리과정이 당연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아닌, 국가재정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문제가 생겨도 대통령이 해결할 것이라고 믿어 왔다.

지금 누리과정과 관련해 갈등이 발생한 주요 원인은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각 교육청에 배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하라고 한 것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지급하면 초·중·고교 교육은 포기해야 한다.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떠안으면서 교육청의 재정은 매우 열악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부채는 2012년 2조3000억원에서 2015년에는 총 예산의 38.8%인 3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서울시교육청 예산 8조원 중 85%는 교사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다.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교육사업비가 1조2000억원 정도인데 이 중에서 절반에 해당되는 6300억원을 누리과정예산으로 지출하게 되면,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이 전체 세출예산의 8% 밖에 안 되는 '빈껍데기 지방자치'가 된다.

그러므로 교육청에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초·중·고 교육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구, 울산, 경북, 제주는 누리과정 예산을 일부 편성했지만 그만큼 초·중·고 교육환경개선비를 마련하지 못했고, 심지어 교직원들의 인건비까지 삭감해야 했다. 서울만 해도 체육관이 없는 학교가 162개교, 급식실이 없는 학교가 412개교에 달하며, 이들 시설을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만 1조원인데 이를 어디서 마련해야 한단 말인가.

한편, 지난 10월 6일 정부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강제화했다. 이러한 관련 법령의 개악은 헌법 제31조제4항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1조에서 말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을 침해해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에서 '보호자의 위탁을 받아 영유아를 보육하는 기관'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있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상 교부금을 사용할 수 있는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교육청은 어린이집에 대한 관리감독권이 없으며 예산을 투입해서도 안 되는 대상이다. 즉,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이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위배되는 사안이다. 그런데 오히려 정부는 교육청과 시의회가 법을 안 지킨다면서 불법을 강요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17개 시·도교육청은 2016년도 예산에서 절반의 책임을 지겠다며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서울, 경기, 광주, 전남의 경우도 지방의회에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삭감했지만 해당 예산을 내부유보금으로 가지고 있으며, 정부와 국회가 2조1000억원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면 4개 시·도교육청도 즉시 추경예산을 통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연례행사처럼 매년 반복되는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책임과 해결능력은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날 정도라면 과연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으로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아이들을 키우는데 부족함 없이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누가 신뢰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