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누리과정 예산 부족, 정부-교육청 협력해야

[이슈칼럼] 교육청 연간 이월액 2조원…세출 구조 조정해 재원 마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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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교육부와 교육청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부는 "법에서 정한 의무지출경비이며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누리과정을 충당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시·도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반영할 경우 초·중등교육이 부실화 할 것"이라면서 반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쟁이 미리 예견된 것임에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재원하고 있는 누리과정 대상 학부모들은 2016년도 예산도 올해처럼 결국은 잘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표면적 갈등은 누리과정 재원 부담을 누가 하느냐이지만, 속내는 서로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돈이 없다. 서로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는 누리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재정을 확보하고 있는가. 2016년 정부 예산안을 살펴보면, 총수입은 전년 대비 2.4% 늘었지만 총지출 역시 3.0% 증가해 재정건전성이 악화됐다. 국가채무 또한 공공서비스 및 재화에 대한 수요 증대 그리고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50조원이 증가해 645조2000억원으로 GDP(국내총생산)의 40.1%를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롭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지방교육재정 또한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매년 증가하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5년에는 전년대비 3.6% 감소한 반면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등의 신규사업 지출 비중은 각각 0.9%포인트씩 증가했다.

세입증가분보다 세출증가세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면서 부족분은 지방채로 충당하고 있다. 2016년 시·도교육청이 발행할 지방채 액수는 3조9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누적 채무는 14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재정 여건 악화는 정부와 교육청을 막론하고 동일하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서 있는지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있는 재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출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구조조정 등 재정 위기 상황에 맞는 재정운용이 필요하다.

우선, 세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교육청의 협력이 선행돼야 한다. 자체 재원 비중이 낮은 지방교육재정 구조 상 세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기 힘들다. 다만, 지방채 발행은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세출을 구조조정해야 한다. 교육청은 세출 구조 상 경직성 경비 비중이 높고 가용재원은 10% 수준에 불과하므로 누리과정 지원을 위해 세출 구조조정을 할 경우 정상적인 학교교육 지원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기준 교육청의 불용액(편성된 예산을 쓸 필요가 없을 때 남는 돈)과 이월액이 각각 1조2795억원, 2조34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은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무상급식, 교복지원 등 교육청 차원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재정을 효율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누리과정은 유아 단계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생애초기 출발점 평등을 보장하는 등 헌법적 취지에 적합한 교육제도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교육청 등이 지혜를 모아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학부모가, 온 국민이 바라보고 있다. 이제 갈등이 아닌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