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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프라임 사업의 명암

"결국 돈으로 대학 목줄 잡겠다는 거 아닙니까. 철저히 비민주적이에요. 민주적인 가치를 알아야 할 학생들이 뭘 배우겠어요. 약육강식만 새겨질 뿐입니다."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한 경영대 교수는 작심한 듯 교육부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IME)'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오는 3월 계획서 제출 마감을 앞두고 있지만 대학가에서는 여전히 사업의 효용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게 현재의 모습이다. 특히 정부지원을 내세운 '대학 흔들기'라는 게 비판의 주를 이룬다.


물론 정부의 구상도 일리는 있다. "교수 개개인이 자신을 헌법기관으로 여긴다"는 말이 나올 만큼 경직된 교수사회, 기업에 비해 의사결정이 느린 대학본부의 생리 등 현재 여건에서는 자발적 구조조정이 힘들다는 인식이다. 분명 어느 정도의 학제 개편은 필요한 만큼, 지원금이라는 당근을 이용해 효율적인 개편을 돕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교육부는 "미래 사회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공대 중심의 학제개편을 꾀한다"고 밝혔지만 공대가 미래 우리나라 먹거리를 얼마나 책임질 수 있을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우려와 더불어 학생과 교수 등 반대자들의 불만 대부분은 상아탑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이 '취업학교' 또는 '사회수요 맞춤기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수십 년 간 이어온 대학의 학풍을 '힘'으로 다듬으려는 데 대한 거부감이다.


사실상 등록금을 인상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 한 대학당 최대 300억원이라는 당근 앞에 여러 대학 본부는 참가를 저울질 중이다. 이 과정에서 혹여 생길지 모를 반발에 쉬쉬하며 '불통'으로 낙인 찍히는 것은 덤(?)이다. 몇몇 대학은 아예 노골적으로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학생들의 반대에도 사업 참가를 천명한다. 정부는 대학가의 정체성 혼란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을까.


사업계획서의 접수와 선정평가를 위탁받은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홈페이지에 계획서 작성 TIP을 올려 '사업계획서를 꿈 꾸듯 읽게 하라!'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바람과는 달리 대학 현장은 꿈, 희망과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