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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효도하려고 PC를 만든 건 아니다

[칼럼] 좋아하는 것이 잘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하고 싶은 것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자신을 속이는 일이지요. 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다만 그것을 한다고 말하기에는 용기가 나지 않을 뿐입니다. 그 하고 싶은 일을 누군가에게 한다고 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보일 반응이 싫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 누군가가 무엇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함께 기뻐해 주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기보다는 비아냥거리고, 비교하고, 조롱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잘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많은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것을 숨기고 살아가다 어느 날 자신이 좋아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잊기까지 합니다.

아이들이 이 세상에서 무엇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한다는 것은 거창하게 말하면 우주와 소통을 하기 시작하는 일입니다. 이 좋음과 재미있음이 무럭무럭 자라나도록 하면서 더 높은 곳으로 움직여 가도록 돕는 것이 어른의 일입니다. 이 좋아함과 재미있음은 마음에 뿌려진 큰 씨앗인 것이지요. 우리 마음의 밭에는 조금씩 저마다 다르게 이런 씨앗들이 뿌려져 있습니다. 이 마음의 밭을 어떻게 일구는가가 중요한데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오랫 동안 알고 지내던 프랑스 교사가 제게 건내준 말이 있습니다. 어른들, 교사들은 무엇을 금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더 시선을 두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이 더 가능하다고 말할 것인가, 우리는 하면 안되는 것에 대해서는 열 가지를 말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하면 된다고 하는 것에는 별로 말할 것이 없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마음의 밭에 필요한 것을 주지는 못하고, 주지 말아야할 것을 오랫동안 논하면서 바짝 말라가게 합니다. 안타깝고 마음이 아픈 일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지금 좋아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앞으로의 직업으로 꼭 정할 필요도 없고, 당연히 제일 잘 할 필요도 없고, 그것으로 상을 타야만 할 이유도 없고, 반드시 부모를 기쁘게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좋아하는 것을 재미있게 해보고 몰입을 경험하고 자신이 즐겁고 행복해 하는 경험을 갖는 것입니다. 무언가 즐겁고 재미있는, 그리고 의미있는 것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만약 그 안에 특별한 배움이 있다면 더 좋고, 또 그 일을 통해 무언가를 해결할 수 있다면 더 좋을 뿐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워즈니악이라는 친구와 함께 애플이라는 개인용 컴퓨터를 처음 만들었을 때 스티브 잡스는 위대한 사람이 되거나, 부모님에게 효도하거나, 상을 타기 위해서 일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컴퓨터를 개인도 쓸 수 있는 기계로 만들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을 뿐이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이라는 농구선수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농구선수로는 대학을 지망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형은 농구선수로 대학을 지명받아 갔지만 조던은 대학을 가서 농구를 계속 했을 뿐이었습니다. 조던에게 중요한 것은 농구를 할 수 있는 것과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의 농구를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조던의 여러 일화기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조던은 단지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어서, 팀이 크게 이긴 날이어도 자신의 경기 중 활동이 불만스러우면, 남아서 개인훈련을 더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조던에게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농구와 자신 그 자체였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위대한 사람들을 초기에 움직인 것은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뿐입니다. 우리가 그 첫걸음을 뗄 때 처음부터 마치 프로선수처럼, 박사처럼, 최고의 기술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어른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아주 서툴지만 재미있게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하고 아이들은 큰 두려움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한차원 더 높은 의미로 승화시켜 가면서 더욱 큰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도약판을 놓아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간혹 마음 아픈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 마음 아픈 이야기는 여러 갈래가 있지만 잘 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품고 용기를 갖기 보다는 두려움을 갖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좋아하기는 하지만 잘 하지 못해서요."
"00보다 잘 할 것 아니면 안하는 게 나아요."

"제일 잘하는 사람이 안 되면 아무 소용 없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이런 이유들로 낙심하고 물러서려고 하는 친구들에게 어른으로서 매우 미안한 마음입니다. 어른들이 진짜로 청소년들에게 꿈을 갖도록 도우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마음 그 자체이고 누군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낙심하는 일입니다. "잘 하지 못해서, 중요하지 않아서, 먹고 살기 힘들 것 같아서" 안 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회적인 큰 손실입니다.

잘 하지 못한다고 낙심하지 마세요. 그것이 제일 어리석은 일입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일에 열광하세요. 그리고 자신을 도와줄 어른을 찾으세요. 우리가 찾아야 할 '진로'라고 하는 것은 어른들이 좋아할 일, 적당히 생활이 보장된 일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닙니다. 한 번 살아가는 인생에서 나에게 재미와 좋아함을 느끼게 해 준 우주의 메시지에 답할 수 있는 안내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직업이 아니라 삶을 찾으세요. 그리고 몰입하고, 그 즐거움의 힘으로 삶을 이끌어가면서, 1등, 엄친아, 월급이라는 유혹을 버리세요.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만큼 아름답고 진실한 것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