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적성

"다문화교육 대상이 과연 다문화가족일까요?"

[인터뷰] 이나현 ODS다문화교육연구소 대표

이나현 ODS다문화교육연구소 대표 /사진제공=ODS다문화교육연구소

"확실히 지역의 인재들은 서울로 올라가고 싶어하죠. 대학 진학을 이른바 '인 서울(in Seoul)'로 하면 성공하고, 서울대를 가면 성공적인 고교생활을 보낸 거라고요. 그렇다면 지역에 남아 있는 사람은 루저(loser)일까요? 지역에서 자신을 키워준 부모님들은 전부 실패한 걸까요?"

대구 지역에서 활동 중인 사회적기업 이나현 ODS다문화교육연구소 대표는 이런 물음을 던졌다.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수도권 중심 사상은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대표는 '탈(脫) 지역사회'에 대한 지역 학생들의 욕구를 담담히 인정하면서도 해당 문제에 맞서 해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냈다.

"아이들의 인식은 지역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실패한 사람이라고 여기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서울에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각자의 역할이라는 것이 있지요. 무조건적인 수도권 중심의 욕구보다는 일단 자기 자신에 대한 '탐색'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다문화 교육은 지역 교육과 놀랍게도 맞닿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 역시 한 지역의 부분이 아닌가. 세계 속에서 대등한 역할을 갖고 세계 속에서 활동하는 것이야 말로 다문화교육의 근본이며, 결국 지역에서의 교육 정신과 이어진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지론이다.

"다문화교육에 있어서도 인식 개선이 우선시 되거든요.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권, 차별, 편견을 바로 잡아주고 소통과 화합을 돕고 있습니다. 중국, 베트남, 일본, 몽골, 러시아, 캄보디아, 네팔 등 다양한 국가의 강사들이 직접 다문화 및 한가족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ODS다문화교육연구소

다문화교육연구소의 주 교육대상은 다문화가족이 아니다. 유·초·중·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세계시민으로서 인식을 익힐 수 있는 다문화 이해수업이 주요 교육 내용이다. 다문화교육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세계문화체험 수업(교실에서 떠나는 세계여행)이 그것이다. 다문화교육연구소는 이외에 △근로자 및 공무원, 교사 직무연수 △다문화 교구 및 방과후 교재 판매 △통·번역 서비스 △방과후 강사양성 및 파견 △서적 출판 및 도소매 △다문화 강사양성 및 파견 등 다수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여전히 다문화가정의 2세들은 고교진학률이 떨어지고 가치관 형성이 중요한 시기에 적절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교육 대상이 다문화가정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죠. 다문화가정 아이들만 모아서 교육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역차별이거든요."

다문화교육연구소 외에 지역문제에 공감하는 기업들이 여럿 모였다. 사단법인 '색동회', '꿈꾸는씨어터', '한지나라', '대경뿌리학교' 등이 '대구사회적경제교육네트워크(가칭)'를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대구라는 지역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 어떤 형식으로 지키고 있는지,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팀을 꾸렸고 공개모집을 했어요. 교육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 경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지역문제를 풀어갈 사람들이 모인 셈이죠."

이 대표가 운영하는 다문화교육연구소의 활동도 비슷한 탐색으로부터 시작한다. "미래 지역사회를 이끌고 갈 아이들의 인식부터 변화해야 지역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사진제공=ODS다문화교육연구소

지역 교육에 대한 대상자로는 중학생을 잡았다.


"교육 대상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중학교 시기로 잡았어요. '중2병'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가치관에 대한 혼란을 가장 많이 느낄 시기죠. 이 시기 지역에 대한 교육을 받고 고등학교로 진학해 가치를 형성해 가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교육 교재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많이 넣었다. 서울 얘기보다는 실제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교육 중에 토너먼트 식 게임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일단 지역이 갖고 있는 문제의 키워드를 정해요. 노인학대, 학교이탈, 장애인 차별 문제 등 친구나 짝꿍과 같이 토론을 벌이고 토론에서 이긴 문제를 다음 단계로 올립니다. 모두가 공감하고 해결해야 하겠다고 하는 대표 문제를 뽑아내는 거죠. 아이들이 직접 탐색하고 해결점을 도출해 내는 거에요."

그는 지역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꼭 지역에 머물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글로벌 인재가 되는 것이죠. 지역의 아이들이 본인의 가치를 넓게 펼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