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적성

"동아리 '낙하산' 논쟁"… 스펙 경쟁도 '빈익빈부익부'

[학생부전형 스펙탐구]②동아리활동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반대론자들은 이 전형이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비교과 활동을 쌓는 게 결국 부모의 재력이나 관심과 큰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학종이 '공교육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된다며 맞선다. 이에 소논문, 독서활동, 동아리활동 등 대표적 비교과 활동의 실태를 점검한다. 
#. 서울 A고교는 최근 동아리 입회 방식을 학생 직접 선발 방식에서 100% 추첨으로 전환했다. 동아리 지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발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는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A고교의 교사는 "동아리는 학생들이 직접 다른 학생을 뽑는 방식을 택하는 게 대부분인데 이 과정에서 파벌이 형성되는 단점이 나타났다"며 "인근 학교에서는 기존 인기동아리 멤버가 같은 중학교 출신의 신입생, 학부모끼리 아는 신입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등의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정착되면서 주요 비교과활동 중 하나인 동아리활동이 경쟁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동아리 입회 경쟁 때문에 학생들끼리 반목하거나 성적 좋은 학생이 인기동아리 활동도 독식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교육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생부종합전형 확대에 따라 대부분 고교는 동아리활동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동아리활동=단순 취미 활동'이라고 생각했던 편견이 깨지면서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까지 학생들의 자율동아리 활동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선생님들은 학내 동아리 1개씩을 의무적으로 맡아 관리하게 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자율 동아리까지 관리하게 되면 한 교사가 5개 동아리의 지도교사를 도맡는 경우도 생긴다.

학교마다 인기가 많은 동아리는 천차만별이지만 동아리와 연관있는 학과가 인기가 많을 경우 동아리도 덩달아 입회 경쟁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본다. 이를테면 의대 지원자들은 생명과학 동아리, 법대 지원자들은 자치법정 동아리를 선호하는 식이다.

또 다른 대입컨설턴트 B씨는 "이런 동아리는 활동 특성 상 상위권 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에 내신 좋은 학생들이 다수 포진하게 된다"며 "여기에서 떨어진 내신 낮은 학생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인기동아리의 2군 성격을 띤 자율동아리를 만든다"고 말했다.

자율동아리 구성 시 힘든 점은 함께 할 학생들을 찾고 지도교사를 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C고교 교사는 "동아리 지도교사를 맡게되면 학생부에 무턱대고 잘 써달라는 학부모, 학생의 요구를 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동아리를 지도하는 것은 과외활동이며 사고가 나는 경우 지도교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직책"이라고 말했다.

자율동아리의 경우 교사의 피드백이 부족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는 단점도 있다. 컨설턴트 B씨는 "자율동아리를 만들어도 교사가 지도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든 활동을 학생 스스로 기획해야 한다"며 "결국 갈 길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고액의 컨설턴트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동아리 경쟁이 치열한 일부 고교에서는 동아리때문에 오히려 학습 분위기가 저해되는 경우도 있다. A고교 교사는 "동아리 멤버 선발 시 부모입김이 작용하거나 기존 동아리 멤버가 신입생의 출신 학교 등 선발 기준과 상관없는 요소로 회원을 뽑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있었다"며 "사회에서 벌어지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학교에서도 똑같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이 같은 스펙 과열 양상을 막기위해 교사, 학생 모두가 동아리활동을 좀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봇동아리 지도교사를 맡고 있는 서울 D고교 교사는 "명문대 욕심만 내고 동아리에 들어왔다가 팀 프로젝트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 '프리라이더' 학생들은 내가 활동 중간에 동아리 탈퇴를 권고하기도 한다"며 "흥미에 맞지 않는 동아리 활동은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 D고교 교사는 "교사의 경우 쭉 공부만 열심히 하다가 임용고시 붙은 사람이 많다보니 동아리활동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교사들도 학생부에 적기 쉬운 보고서나 활동 결과물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진짜 동아리활동'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