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생교육

융복합·신산업 공학분야, '공대 아름이'가 접수한다

산업구조 개편 발맞춘 교육부 '여성공학인력양성사업'…출산·육아 후 복귀하는 여성공학인력 '재교육' 절실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여성 공학인력 양성사업'의 배경에는 '산업구조 개편'이라는 큰 흐름이 깔려있다.

그동안 공과대학을 대표했던 기계·금속, 전기·전자 분야는 인력 초과 수요가 발생하는 반면 신산업으로 불리는 사물인터넷, 핀테크, 빅데이터 등 IT비즈니스·반도체·소프트웨어 분야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같은 융·복합, 신산업 공학 분야는 창의성과 정밀함, 세밀함을 필요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 보다는 여성이 보다 유리한 분야다. 따라서 공과대학에 '여성 친화적'인 교육시스템을 도입, 대학때부터 산업수요에 적합한 맞춤형 인재를 키우겠다는게 이번 사업의 취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건축공학이라는 기존의 공학계열 전공에 경영학을 융합한 '건축매니지먼트', 컴퓨터 공학 분야인 프로그래밍 전공에 경제학을 융합한 '온라인자산관리사' 등이 사례가 될 것"이라며 "여성 공학도들이 취업할 수 있는 분야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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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매년 증가해왔지만 공학계열 여학생 비율은 지난해 기준, 약 17%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취업률을 기준으로 보면 남녀 취업률 격차도 공학계열이 가장 높다.

2014년 기준으로 공학계열 전체 취업률은 73.1%인 반면 여학생 취업률은 68.7%로 약 5%p 차이가 난다. 이는 인문계열 0.9%p, 사회계열 0.5%p, 자연계열 2.1%p, 의약계열 -0.6%p(여학생 취업률이 더 높음)과 비교하면 매우 큰 수치다.

사회에 나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실제로 대졸이상 여성기술인력은 산업기술인력의 11.6%(6만8721명) 수준이다. 공학계열 과학기술인력의 경우에는 10.7%(1만7489명)으로 더 적다.

전문가들은 산업계 관점에서 '채용가능한 수준'의 능력을 대학과정에서 갖추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성 공학도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가정하고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

손석호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인적자원팀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의 인재채용 과정에서 여성인력 기피 현상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남자나 여자냐 보다는 능력있는 인재를 채용하는게 기본 원칙"이라며 "특히 대기업들은 여성 임원급이 부족하다며 일부러라도 키우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계 관점에서 여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채용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내 인프라를 갖추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산학협력학회 명예회장을 지낸 김우승 한양대(ERICA) 공과대학 교수는 "요즘엔 공학을 기본으로 한 창업도 많다. 여성 공학인들을 무조건 많이 뽑겠다는데 방점이 있는게 아니라 여성에 대한 '맞춤형 공학프로그램'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출산 및 육아 이후 산업현장에 복귀하는 여성들을 위한 '재교육'도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 연구원은 "여성 공학인력의 경력단절은 M자형이 아닌 L자형으로 비유된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관련 산업의 특성상, 기업에서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극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과 같은 선진국들은 이미 여성 공학 인재의 중요성을 깨달아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여성공학 출신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여성의 공학분야 진출을 유도하기 위해 여성 공대생의 커리어패스를 개발하고 여성 공학전문가들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관리하고 있다. 여성 공학도들의 취업률은 약 40%에 달한다.

미국은 공학분야 학위 취득자 중 여성비율이 20%에 그친다. 이에 지난 2014년부터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