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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교육청, '두발 규제·휴대폰 압수' 암시하는 교칙 표준안 작성

진보단체 "학생인권조례보다 퇴보" vs 보수단체 "학교 자율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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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도입 취지에 맞는 교칙 제·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학교별 컨설팅에 활용하기 위해 만든 생활규칙 예시안이 교육계 보수와 진보 양쪽의 비판을 동시에 받고있다.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는 일괄적인 예시안이 학교장의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진보단체는 두발 규제, 휴대폰 압수 등을 암시하는 독소 조항이 많아 인권조례 도입 당시보다 퇴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31일 '학교생활규정 TF팀' 1차 회의를 열고 시교육청이 각급에 배포할 '학생생활규정·학생자치활동규정 예시안' 보완에 나선다. 머니투데이가 장인홍 서울시의원(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입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생활규정·학생자치활동규정(검토 중)' 내용에 따르면 회의에서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이는 사안은 두발규정, 학생회 입후보 자격, 휴대폰 압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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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생활규정 예시안에 담긴 내용을 보면 학교장은 학생과 논의해 두발 및 복장 제한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것으로 돼있다. 조영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학생인권국장은 "학생인권조례 12조 2항은 '학교장 및 교직원이 학생의 의사에 반해 두발을 규제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학생생활규정 예시안이 오히려 두발 규제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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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자치활동규정 예시안에는 학내 봉사 이상의 징계를 받은 학생이 학생회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조영선 국장은 "이 조항 은 '학교가 성적, 징계기록 등을 이유로 학생자치조직의 구성원 자격을 제한하면 안 된다'는 학생인권조례 18조 1항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예시안에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시간을 학교장이 제한할 수 있도록하는 내용 등이 수록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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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와 함께 학생인권조례를 학교 현장에 적용하는 등 진보 성향을 띠는 것으로 평가됐던 서울시교육청이 인권조례와 배치되는 생활규정을 작성한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조항들은 모두 검토 중인 사안이며 학생인권위원 4명, 교원 5명 등이 참여하는 TF 회의 결과에 따라 내용을 수정·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생활규정 제·개정은 세부조항보다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거친 합의가 존중돼야 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수 성향의 교육단체는 구체적인 조항보다는 예시안이 학교에 배포된다는 사실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2012년에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칙은 각 학교의 실정에 맞게 학교장,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논의해 정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교육청이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리는 것은 소모적인 갈등구조를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